영화 "듄2"의 줄거리
영화 듄2에서는 폴이 아라키스의 원주민인 프레멘들에게 인정받고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황제가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듄1에서의 폴은 하코넨에 의해 아버지 레토 공작이 죽고 어머니와 함께 죽기살기로 사막으로 도망치다가 사막에 듬뿍 담긴 스파이스 멜란지에 노출되고 본인이 퀴샤츠 헤더락이 되는 미래를 보게 된다. 그 모습을 보고서 폴은 자신을 광신적으로 따르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이용하여 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자신이 우주 황제가 되기 위해 많은 희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폴은 레토 공작처럼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이 큰 인물이라 본인에게 그런 엄청난 운명이 있다는 것에 압도되고 자신이 그 미래를 사실로 만들까봐 두려워한다. 또한 자신을 퀴샤츠 헤더락으로 키우려고 한 어머니 제시카의 단체인 베네 게서리트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퀴샤츠 헤더락의 운명을 거부하는 폴은 하코넨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어머니 제시카와 함께 프레멘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남부의 프레멘들은 폴을 메시아라고 생각하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폴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고, 북부의 프레멘들은 (여주인공 차니를 포함하여) 폴을 메시아라고 생각하지 않고 폴이 과연 프레멘이 될 수 있을지 의심에 찬 눈빛으로 쳐다본다. 폴과 어머니는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게 되고 제시카는 폴에게 살아남기 위해서 이들이 폴을 메시아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결심한다. 폴은 그런 어머니를 알고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메시아는 만들어진 영웅이라고 생각하며 본인은 그저 챠니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폴은 폴대로 챠니와 다른 프레멘들과 함께 프레멘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제시카는 스틸가가 제안한 대모가 되는 시험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폴은 사막에서 혼자 사막을 횡단하도록 미션을 받기도 하고, 전투기술을 익히는 것은 물론 샤이 훌루드라고 불리는 거대한 모레벌레에 탑승하는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프레멘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하던 시험들이었지만, 폴이 이를 다 통과하면서 폴을 지켜보는 프레멘들은 점점 그를 그들의 예언된 메시아로 받아들이게 된다. 폴은 이렇게 달라져가는 분위기를 느끼면서 챠니에게 불안함을 드러낸다. 폴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자신이 영웅의 길을 가게 된다면 챠니와 함께 하는 이 일상이 송두리째 달라질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코넨 가문의 스파이스 채집을 방해하며 본인들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일도 북부에서만 진행하는 걸 고집했다. 이렇게 점점 영웅으로 받아들여져가는 폴과 함께 그의 어머니인 제시카는 샤이 훌루드의 내부에서 체취한 독처럼 강력한 생명의 물을 마시고 그 독을 해독하여 엄청난 예지력의 상승과 함께 대모로 프레멘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녀는 극중에서 임신 중인 상태로 나오는데, 그녀의 딸이자 폴의 여동생은 태아 상태에서 스파이스에 노출되면서 태중에서도 제시카와 대화를 할 만큼 엄청난 능력을 지닌 인물로 나오고 있다. 이렇게 성장하면서도 영웅이 되고 싶어하지 않던 폴을 사람들이 부추기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는데, 첫번째로는 아트레이디스 공작가의 가신인 '거니'를 만나 공작 가문의 화력 장비를 획득하게 된 일이고, 두번째로는 하코넨에 새로운 후계자가 나와 북부 프레멘들의 본거지를 파괴한 일이 생긴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더 이상 폴은 그 미래를 자신이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그들의 믿음을 이용하여 프레멘들을 자신의 광신도로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황제에게 도발을 하고 이 도발에 넘어간 황제가 아라키스에 왔을 때 습격함으로서 황제의 항복을 받아내게 된다. 폴이 황제가 된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가문들의 응답을 뒤로 하며 듄2는 끝마치게 된다.
감상 후기
"듄2"에 이렇게 큰 반전이 있을지 몰랐다. 폴은 자신의 아버지 레토 공작을 죽인 하코넨 가문에 대해서 깊은 증오심을 가지고 있고 폴의 어머니인 제시카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듄1-2편에서의 악역은 하코넨 가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제시카가 하코넨 남작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에 따라서 폴은 자신의 외할아버지인 하코넨을 죽인 것이 되었다. 물론 혈연이었다고 해서 하코넨 남작을 죽인것을 후회하지는 않았겠지만 증오심이 깊은 만큼 자신의 뿌리가 하코넨인것에 대해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나도 아예 모르고 보던 부분이라 경악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이를 담담히 받아들인 제시카와 폴의 대사가 감명깊었다. 폴은 생명의 물을 제시카보다 늦게 마시기 때문에 그 사실에 대해서 제시카보다 늦게 알게 되었는데, 생명의 물을 마시고 깨어난 폴이 제시카에게 자신의 혈통에 대해서 안다고 언급하면서 담담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하코넨과 같은 혈통임에도 불구하고 하코넨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코넨처럼 살아남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사람의 정체성은 혈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배경에 대해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코넨 남작가의 사람들은 다들 어딘가 망가져있는 사이코 패스이거나 소시오 패스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제시카와 폴은 훨씬 더 이성적이고 차분한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충격받은 포인트는 폴이 챠니를 담담하게 버리는 장면이다. 폴은 자신이 영웅으로서 우주의 황제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로는 자신의 아내 자리를 정략결혼을 위해 비워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그런 폴의 변화를 챠니도 알 고 있었겠지만 폴이 미리 챠니에게 자신의 결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고백한다거나 사전 약속을 하지 않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는 너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라고 말한 뒤에 바로 황제의 딸과 혼인하겠다고 공표하는 장면은 챠니에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원작은 미리 챠니에게 말을 하는 듯 하지만 영화에서는 마치 대놓고 첩의 대우를 하는 듯한 모습에 폴이 얼마나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영웅이란 무엇인가?
프레멘들이 원하는 건 폴이 우주 황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그들의 행성이 푸릇푸릇해지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레멘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신앙인 '마디' 혹은 '리산 알 가입'으로 폴이 등장하게 되면서 그들은 폴의 개인적인 복수와 야망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이 진정한 '프레멘만을 위한 영웅'이라면 프레멘의 행복을 위해 움직었어야 한다. 프레멘인 챠니를 버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폴은 자신의 복수이자 자신의 황제 자리를 위해 영웅의 자리를 이용하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프레멘들은 수많은 우주 전쟁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내걸게 되었다. 이런 아이러니를 미리 알고 있던 챠니는 프레멘들에게 폴을 광신도적으로 믿는 건 본인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며 경고하는데 그런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서 과연 영웅이 진정한 구원일지 의심해보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프레멘을 이용한다고 느껴지는 폴 또한 오로지 행복한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초기의 폴은 본인이 일으킬 전쟁에 대해서 중암감과 두려움을 느끼며 회피하고 싶어한다. 챠니와 그저 소박하게 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웅으로서의 삶이 개인으로서의 행복을 어느정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우리에게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던 폴이 결국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기대와 상황의 압박으로 인해 영웅의 길을 가게 되는데 그 또한 본인이 영웅이 되고자 선택한 것이 아닌 사람들의 기대와 상황에 떠밀려서 '이럴 거면 제대로 해보자'라고 선택한 느낌이라 폴의 개인적인 삶을 생각했을 때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결국 프레멘과 다른 아트레이디스의 사람들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폴을 영웅으로 추대한 것이고, 폴도 본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프레멘을 이용하니 결국 영웅의 출현이란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닐까? 영웅은 태어나기를 영웅으로 태어나기 보다는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주변의 상황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결국 영웅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영웅은 과연 누구에게 구원인가?듄의 원작이 한글화되어 이미 소설로 나와있는 것 같다. 듄의 세계관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유투브에도 다양한 설명 영상들이 나와있었는데 특히 왜 듄의 행성이 지구가 아닌지 궁금해진 시청자들이라면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그 영상 속에서는 어떻게 사람들이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진출할 수 있었는지, 성간 여행이 어떻게 가능해졌는지, 왜 우리의 삶에서 각광받는 AI나 컴퓨터들이 작품 속에 보이지 않는 지 등등의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듄3가 나오려면 한참 멀었으니 원작을 보며 미리 그 지루함을 달래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