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슈룹"(under the queen's umbrella) 소개
한국의 사극 드라마 "슈룹"은 사극의 배경을 가져온 가상의 드라마다. 왕과 중전 그리고 수 많은 후궁들이 있는 조선에서는 그 많은 후궁의 수 만큼이나 많은 대군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대군들이 있어도 결국 왕위를 물려받는 것은 적통인 왕세자 한명이다. 다른 대군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왕이자 아버지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왕세자가 실패하기를, 실수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이렇게 모두의 시샘을 받는 왕세자에게는 어머니인 중전과 친아우들이 4명이나 있다. 세자의 이복형제는 정말 많지만 심소군, 의성군, 호동군, 보검군 정도가 작품에서 많이 언급된다. 이들의 어머니인 황귀인, 고귀인, 태소용, 옥숙원 등 후궁들만 해도 매 달 한 명 추가 되는 듯한 느낌으로 왕이 바람둥이인것 처럼 나온다. 왕인 이호는 본래 세자가 아닌 후궁 소생 대군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의 형님이 급사하면서 그 동안 열심히 공부해왔던 이호가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렇게 조용히 잠자고 있던 용인 이호는 본인의 아들들에게 대군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압박을 주는 인물이다. 임화령은 이호의 사랑을 받으려 노력하는 여자로서의 삶보다는 국모에 맞는 인물이다. 그런 면모 때문에 이호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임화령은 많은 후궁들을 보고도 겉으로는 투기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 그렇게 중전이 평화로울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자랑인 세자가 있기 때문이다. 세자는 임화령의 기대를 모두 만족시키며 자라난 자랑스러운 아들로 이미 결혼하여 세자빈과의 원손도 낳아 가정을 이루었다. 세자가 이렇게 완벽하기 때문에 임화령은 시어머니가 본인을 구박해도 버티고 후궁들이 많아져도 평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세자가 쓰러진다. 그런데 그 세자가 쓰러진 이유가 예전의 이호의 형이 죽은 모습과 비슷해보인다. 이를 본 임화령은 세자가 아픈게 누군가의 소행이라는 직감이 든다. 도대체 왜 세자가 아프고 그 증상이 이호의 죽은 형과 비슷한 걸까? 세자의 병을 둘러싸고 슈룹의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누군가의 슬픔이 누군가의 기회가 되는 순간이다. 앞으로 임화령과 그의 아들들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명대사
"슈룹"에서는 정말 명대가사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중전 임화령의 어록이 화려했다. 일반적인 사극에서 나오는 고상한 어투를 쓰지 않고 현대에서 아들 많은 어머니가 쓸법한 화끈하면서도 직설적인 어록들이다. 중전 임화령의 아들들은 적통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시어머니 대비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중전과 대비의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어머니인 대비는 후처출신으로 임화령을 세자빈을 택한 사람은 그 당시의 중전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의 연적이자 정치적인 숙적인 중전이 자신의 아들의 며느리를 선출하자 반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대비는 맨 처음엔 잘 지내보려했던 것 같은데 임화령이 그 당시의 중전을 너무 잘 따르다보니 서러움을 느꼇던 것 같다. 그렇게 중전을 몰아내고 이제 대비가 된 그녀가 임화령이 중전이 되자 그녀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임화령도 자신을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체념한 듯 보였지만 손자들까지 차별하는 건 그냥 두지 않는 화끈한 성격인데, 대비가 자신의 아들들을 '저런 것'이라고 모욕하자 '저런거가 아니라 대비마마의 손자들이다'라며 받아친다. 대비가 이에 후처 출신의 다른 손자들을 추켜세우자 임화령도 그래봤자 세자는 본인의 아들이라며 대차게 저항한다.윗사람의 말에 절대 복종하다시피 하던 예전에 가능한 언사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극 중에서 임화령이 당하고 있지 않고 저항하는 모습에 짜릿함이 느껴지는 연출이었다. 이렇게 임화령이 애지중지하던 세자는 극 중에서 음모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고 이 때를 노린 후처의 정치질로 세자를 그 자리에서 폐하라는 상소가 왕에게 올라가게 된다. 왕이 이를 거부하자 신하들이 마치 협박을 하듯이 일을 놔두고 편전에 꿇어않아 세자를 폐하라고 계속 간언한다. 본인의 아들이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아플 뿐인데 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세자를 폐하라고 외치는 간신들에게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는 왕과 다르게 중전 임화령은 "폐하긴 뭘 폐해! "라고 소리치며 "당신들은 제대로 된 신하가 아니다. 내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 아픈 사람을 폐하라니 말이 되느냐, 지금 왕을 겁박하는 거냐"며 큰 소리로 호령하며 혼내는 장면 또한 멋있었다.
매력 포인트
이 작품을 다시 보고 싶게 하는 매력 포인트는 중전으로 나오는 임화령의 자식들을 향한 사랑이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임화령의 중전으로서 여성으로서의 삶보다도 어머니로서, 국모로서의 임화령에 대해서 다룬다. 그녀가 조선의 궁궐에서 본인의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현대의 어머니의 모습과 별다를게 없이 표현되어 웃음을 자아낸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처럼 자식들을 잠에서 깨우고 공부하게 격려하고 다그치는 모습은 다둥이 엄마의 힘든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사극을 보는 듯한 느낌 보다는 바쁜 엄마의 하루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자식들은 개각기 다른 성격과 성향으로 그녀의 속을 썩인다. 힘들게 하루를 보내는 중전 임화령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듯하다고 느끼는 건 자신의 기대에 맞게 부응하는 세자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세자가 죽게 되고 그녀의 다른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자 첫째의 그늘에 숨어 조용히 살던 둘째 대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잘난 첫째를 위하여 혹은 첫째를 빛나게 하기 위해 둘째 아이들이 조용히 산다는 이야기는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한번쯤 들어본 스토리다. 슈룹에서도 첫째를 빛나게 하기 위해 본인의 역량을 숨기던 둘째 대군이 책임감을 가지고 형의 자리를 대신해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세자로서 거듭나는 모습에 두근두근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여타 다른 사극과 다르게 이 작품에서는 세자를 정하기 위해 경합을 치룬다. 많은 대군들이 있어서 그들이 각자의 전략에 따라 왕이 낸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들은 각 대군들을 그저 왕이 되지 못한 왕족으로 보이게 하지 않고 꿈 많던 소년들로 보이게 했다. 흔히 왕가에서는 남자 형제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은 장면을 보여준다. 서로가 모두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도 모두 경쟁자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대군들 끼리 서로 소통하고 왕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친구가 되는 것처럼 마음을 나누며 진짜 형제로 거듭나는 모습은 그동안 사극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이라 재미있게 본 매력포인트이기도 하다.